강원도 오미가미

(양양여행) - 휴휴암에 갇히게 될 줄은.......

챰 쎄주 2011. 12. 12. 12:58

휴휴암은 참 인상 깊은 곳이다.

절경도 뛰어나지만 언젠가(여름이었던 걸로 기억~)

 휴휴암에 갔다가 바다에  엄청난 물고기떼를 보게 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항상 그맘때가 되면 물고기떼가 몰려 온다고 했는데.

오래전 일이라 물고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암튼 그래서 내겐 인상 깊은 곳인데 눈내리는 겨울엔 처음 가는 곳이다.

그때 처럼 물고기 떼는 없겠지만... 남들보다 일찍 호텔을 나서본다.

휴휴암을 들렀다가 7번국도로 느긋하게 대구 내려 가는게 우리의 스케쥴이였다.

 

오전 9시경 . 초입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휴휴암 들어가는 길목에 눈이 치워져 있지 않았다.

이상하다.......관광지인데?? 눈을 왜 안치워놨을까??

 

미끌 미끌 하지만 차가 올라가주니 긴가 민가 하면서 그냥 올라간게 문제였다.

짜잔~ 절 까지 왔다.

 

문제는 이때 부터 였다.

절까진 왔으나 차를 돌릴만한 공간도 없고 쌓인 눈 때문에 주차도 할 수 없고 

나머지 길은 모조리 빙판이였다.

차를 돌려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떡하니 불이문 을 막고 서있는 꼴이라니....ㅠ.ㅠ

차를 일단 나가는 방향으로 돌리는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부르릉 부르릉~

한창 실랑이를 하고 있을때 스님이 나오셨다.

 

'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 오후에 눈 좀 녹고 해 뜨면 오시지~ '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스님이 다시 말씀 하신다.

'포크레인을 불러 놨으니 1시간만 있다 가세요~ 빙판 좀 녹으면 가세요'

 

아무렴요~ 기다리는 거 말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버릇없이 불이문을 막고 선 차를 놔두고 이곳 저곳 사찰을 구경 한다.

불이문 아래엔 멧돼지 두마리가 떡하니... 우리를 나무라는건 아니겠지?? ^^

RV 차 인데도 여기를 못 올라 간다. 빙판이라.......올땐 어찌 올라왔는지.... 참ㅠ.ㅠ

오른쪽은 주차장인데 전혀 주차를 할수 없다.

이런 날씨에 익숙하신 분들은 여기까지 차를 가지고 오시지 않았다.

다들 차는 저 아래 도로가에 주차해 놓고

새색시 걸음으로 살금 살금 엉금 엉금 올라오시더라는....

 

고드름의 위엄이.........

 

자칫 잘못 하여 떨어지면 다칠거 같다.

 

달마도 하얀 모자를 쓰고 ㅎㅎㅎㅎ

 

 

귀막고 입막고 눈막고............

 

아담한 바닷가~ 우리 둘의 그림자도 비치네 ㅎㅎ

 

여기에 그 물고기떼들이 있었더랬지~

 

바다에서 휴휴암을 바라다 본다.

물고기 사서 방생하라는 푯말이 눈에 거슬린다.

잡아놓은 물고기 돈 받고 팔고 산 사람은 다시 바다에 놓아준다?

아이러니 하다.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기다리다 지칠때쯤 영웅처럼 포크레인이 시야에 나타난다.

울 짝지 얼른 포크레인 옆에가서 작업상황을 지켜 본다.

 

점점........다가오는 포크레인.........

우리 말고도 갇힌 분들이 몇분 더 계셨다. ㅎㅎ

 

드뎌 탈출(?). ㅋㅋㅋ   포크레인의 작업이 끝난 구간은 이렇게..........

 

포크레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은 울 짝지가 열심히 삽질.

아마도 제대후 처음 하는 삽질일 것이다.

헐떡 거리더라구 ㅎㅎㅎ

10시30분경 휴휴암을 나올 수 있었다.

스님 말씀대로 한시간을 기다리고 조금 더 기다렸더니 어느정도 빙판이 녹았고

포크레인 아저씨도 우리차가 잘 빠져 나갈수 있도록 섬세하게 부탁하는 데로 도와주셨고

마지막에 삽을 빌려주신 아저씨도 감사합니다. ^^

 

휴휴암에서 너무 지체되어 돌아가는 길 7번 국도 타는건 포기해야 했다.

고속도로로는 4시간이면 대구 갈수 있는데

7번국도를 타면 6시간은 걸리기 때문이다.

양양 남대천을 지난다.